글로벌 시대에 세계화는 왜 쉽지가 않아: 해외 시장 공략 시 당신이 알아야 할 몇 가지
해외로 진출하는 국내 고객사 분들과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을 연결하고 마케팅 전략을 컨설팅하는 업무를 다년간 해오며 가장 크게 깨닫는 점은 기술이 발전하는 속도에 비견한 수준으로 세계화가 쉬울 것이라는 일반적인 기대감과는 달리, 세계화는 여전히 많은 브랜드에게 만만치 않은 일이라는 것입니다. 온라인 검색으로 어디에서든 어떤 정보든 손쉽게 검색하고, 어마어마한 양의 정보를 몇 초 미만의 시간 내에 수집하고 해석해 답을 내주는 AI가 일상이 된 2025년에 세계화는 왜 여전히 더딜까요?
제가 찾은 답은 크게 두 가지 요인에 있습니다:
첫째, 세계화는 아이러니하게도 결국 고도의 현지화 작업에 기반한다는 점.
둘째, 시대는 계속해서 더욱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세계화 성공을 이끄는 천편일률적인 공식은 아쉽게도 없다는 점.
이 글에서는 우리나라의 브랜드와 상품 및 서비스를 해외 시장에 널리 알리기 위해 매일 고군분투하는 마케터 분들께 제가 디지털 시장에서 보고 경험한 바를 바탕으로 정리한 세계화 전략을 공유합니다.

“세계화는 결국 고도의 현지화를 통해 가능합니다.”
타겟 시장 및 소비자에 따른 플랫폼 믹스 활용하기
스냅챗을 국내 광고주 분들께 알리며 가장 많이 받는 의견 중 하나는 스냅챗이 특정 국가에서 이토록 효과적인 마케팅 플랫폼이라는 점을 미처 몰랐다는 것입니다. 국가별로, 연령대별로, 오늘의 소비자는 다양한 플랫폼을 선호하고 활용합니다. 현재 디지털 마케팅의 영역에서 거의 대부분 브랜드의 타겟팅에 이미 잘 활용되고 있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과 같은 플랫폼 외에도 각 국가별 소비자별 특성에 따라 브랜드가 탭해볼 수 있는 소비자 오디언스 풀 (pool)은 무궁무진합니다. 미국, 중동의 경우 스냅챗, 중국의 경우 위챗과 샤오홍슈, 인도의 경우 왓츠앱, 유럽의 경우 페이스북 등 권역별로 높은 일일 활성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플랫폼을 잘 파악하고 시장과 타겟 소비자의 특성에 따라 효율적인 플랫폼을 믹스하여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대로된 “메시징” 현지화하기
세계화에 있어 가장 큰 장애물은 아무래도 “언어”입니다. 마케팅 컨설팅을 하다보면 리소스의 한계로 인해 홍보하는 크리에이티브의 메시지가 현지 언어로 번역되지 않은 채 배포되거나, 번역되더라도 타겟으로 하는 시장의 사회문화적 특성을 반영한 언어로 제대로 변환되지 않은 채 노출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그런 크리에이티브와 캠페인의 효과성이 현저하게 낮은 퍼포먼스 데이터 수치로 나타나는 것은 자명하죠. 글로벌 고객을 상대로 하는 브랜드의 경우 타겟팅하는 시장의 고객이 브랜드와 상품의 가치를 명확하게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고려된 메시징을 노출하는 것에 더욱 많은 투자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캠페인 접근법의 차이 이해하기
한국의 고객사와 우리나라 밖의 디지털 전문가들을 연결하고 커뮤니케이션을 조율하는 역할을 해오며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온 저의 임무는 한국 고객사의 비즈니스 방식을 글로벌 전문가에게 잘 이해시키는 것이었습니다. 그만큼 각 시장별 비즈니스 방식은 언어 만큼이나 큰 사회, 문화, 역사적 배경을 기반으로 한 차이점을 보입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중국, 동남아, 인도 등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의 경우 흔히 하위 퍼널의 세일즈 성과 중심의 캠페인에 집중하는 반면, 미국이나 유럽과 같은 서구권 국가에서는 브랜드를 많은 소비자에게 알리고 브랜드 가치를 홍보하는 상위 퍼널의 마케팅 캠페인에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우리나라 브랜드가 타겟으로 하는 글로벌 소비자에게 가장 적합한 브랜드 접근법을 잘 파악하고 최적화된 마케팅 캠페인 전략을 실행시킬 때, 효과적인 세계화 성장을 증명해낼 수 있습니다.
“세계화 전략은 시대의 변화와 함께 다변화합니다.”
지정학적 역학 변화 이해하기
시대의 흐름에 따라 글로벌 사업의 방향성은 기민하게 변경되어야 하죠. 강산도 변한다는 10여 년 전, 제가 미국 뉴욕에 있을 때만 하더라도, 미국인에게 대한민국은 전쟁의 위험과 잠재적 핵 위험을 안고 있는 아시아 어딘가의 작은 나라일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의 한국은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기생충, 오징어게임, 불닭볶음면과 같은 K-wave 산업의 돌풍을 전세계적으로 일으키며 K-팬덤 오디언스를 놀라운 속도로 늘려가고 있죠. 러시아-우크라이나의 불안한 전시 상황이나, 미국 트럼프 정권발 관세 이슈같은 수많은 지정학적 다이내믹이 세계화의 방향을 시시각각 변화하게 합니다. 물론 우리의 브랜드가 통제할 수 없는 지정학적 위험성은 늘 존재하겠지만, 해외 수출 산업을 안정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단기적 비즈니스 방향과 목적 뿐 아니라 장기적 로드맵을 여러 방향의 시나리오로 미리 준비하고 권역별 수출 다각화를 통한 위험 분산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습니다.

세대의 변화에 따른 가치 변화의 흐름 이해하기
오늘의 전세계 주요 소비 세력은 Gen X 및 밀레니얼이지만 향후 5년 내에 Gen Z 세대까지 온전한 소비 세력으로 합류할 예정입니다. 세대 교체는 소비 패턴과 트렌드의 변화를 의미하며 브랜드는 각 세대의 특성과 시대 변화에 따른 소비자 선호 가치에 관해 더욱 발빠르게 대처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날 소비자는 더이상 제품 자체의 기능성에만 반응하지 않습니다. 특히 MZ 세대의 경우 자신이 구매하는 제품의 브랜드가 어떤 가치를 지지하는지, DEI (Diversity: 다양성, Equity: 형평성, Inclusion: 포용성) 경영을 견지하는지 등 폭넓은 브랜드 가치에 관한 평가 기준을 기반으로 본인의 소비 행동을 선택합니다. 글로벌 MZ 세대를 타겟으로 하는 브랜드라면 더욱 다양한 가치를 포용하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잘 알릴 필요가 있겠죠.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과 세계화란 끝없는 변화의 파도가 밀려오는 거대한 바다에서 바람의 방향을 잘 파악해 닻과 조타키를 명민하게 움직이는 끊임없는 전략적 움직임을 요합니다. 다가가려는 현지 고객에 관한 명확한 이해와 시대 가치의 변화 흐름을 잘 이해해 우리 브랜드가 더 많은 글로벌 소비자에게 가닿기를 응원합니다.